
해가 기울 무렵, 아이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간 뒤, 마을 뒷산은 고요에 잠겼다.바위 위에 홀로 앉은 이강현은 두 눈을 감고 있었다.어린아이의 작은 어깨였지만, 숨결은 또래와 달리 일정하고 깊었다.‘전생의 나는 수많은 심법을 익혔다. 그러나 어느 것도 완전하지 않았다. 억지로 기운을 끌어올리다 내맥을 상했고, 조급히 길을 좇다 본질을 놓쳤다.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다. 아직 어린 몸, 굳지 않은 근맥. 잘못된 습관이 스며들지 않은 맑은 그릇이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가장 좋은 시작이다.’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바람이 가슴 속으로 스며드는 듯했고, 내쉴 때는 숲의 적막이 한층 짙어졌다.어린아이의 호흡이라기엔 지나치게 고요했고, 그 주위의 공기마저 조용히 울림을 띠었다.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다가..